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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청소년시기 놀이의 중요성_김병후이사장님

  • 2024.05.04
  • 조회 : 710

 


 

인간의 삶에서 청소년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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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인 크로마뇽인이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이긴 다양한 이유 중 결정적인 것은 긴 청소년기에 있다고 한다. 

긴 청소년기에 친구들과의 놀이, 동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높은 차원의 인간관계를 습득하게 된다. 

더 큰 집단을 만들고 응집력을 높여 전투 시 효율을 높인다. 긴 청소년기가 경쟁력이 있는 이유고, 필요한 이유다. 

네안데르탈인은 짧은 청소년기를 가졌고, 경제활동을 하는 시기가 빨랐을 수는 있지만 결국 도태라는 결과를 맞이하였다.

 

 


한국청소년재단 이사장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보면 곤혹스럽다. 고통받는 청소년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힘들어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들, 사람도 싫고 친구도 싫고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병원에 오지 않는 아이들도 그렇게 행복한 것 같지 않다. 

실제로, 학교와 학원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아이들은 성인보다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친구들과의 교류가 제한될 수 있으며, 이는 걱정스러운 문제다. 

친구들과의 교류가 없다면 행복뿐만 아니라 세상에서의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기에 ‘놀이’는 어떤 기능을 할까?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삶은 모두 놀이로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을 하고 놀까?’라고 말한다. 

키즈 카페, 동물원, 놀이동산을 가거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는 등, 아이들에게는 모두 놀이다. 

조금 더 크면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시작된다. 

부모님과의 놀이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친구들과 함께 놀 때, 아이들은 더 많은 자유를 누리며 새로운 놀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도 한다.


청소년들은 놀이 속에서 흥미를 느끼는 동시에 인간관계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특히 재미있는 놀이일수록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타협하는 등의 기술을 연마할 수 있다. 

함께 놀이를 즐기면서 서로의 유대감이 깊어지고, 같은 편이 되어 서로를 돕고 지지하는 관계가 형성된다. 

놀이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대화와 교류를 통해 관계 호르몬을 분비시켜 행복감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재미있는 놀이에는 항상 규칙이 존재한다. 첫째, 절대로 상대를 다치지 않도록 한다. 둘째, 서로에게 몰두한다. 

암묵적인 규칙이 있는 놀이는 흥미를 유발하며, 뇌에서는 관계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이 포유류에서 진화한 측면을 통해 볼 수 있다. 

포유류가 새끼 때 하는 행동은 이를 나타낸다. 강아지와 고양이 새끼들은 서로 물고 뜯고 공격하고, 도망가며 쉬지 않고 논다. 

또한, 동물원에서 함께 키워지는 경우의 호랑이 새끼도 강아지와 같이 논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새끼 때부터 놀이를 통해 사냥 연습을 한다.


이와 같이 청소년기에 아이들의 행복은 놀이에서 비롯된다. 

이는 성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일을 하고 여가시간을 보내며 함께 운동하거나 자연 속을 누비는 등, 이 모든 것들은 놀이의 한 형태다. 

결국 인간은 행복을 찾고, 놀이를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일을 하며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놀이를 통해 얻는 창조력이나 유대감, 행복 등은 성인이 되어 빛을 발한다. 

예를 들어, 크로마뇽인이 청소년 시기에 창조한 인간관계 기술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더 큰 집단을 이룰 수 있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 청소년들은 강력한 응집력을 갖춘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생존하는 능력을 갖추고 성장하게 된다.


아이들의 행복은 노는 것에서 나온다. 혼자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은 실제로 함께 하는 것이 힘들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현재의 청소년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지내게 된다면 친구들 간의 우정이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협력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은 생존경쟁력의 소멸을 의미할 수 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놀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때로는 놀이적 요소가 있는 체육이나 미술, 음악 활동들을 없애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이 계속되면 청소년들이 타인과 협력하는 것을 더 어려워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잊게 될 수 있다. 

놀이를 통한 배움과 협력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그에 맞는 교육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청소년을 위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청소년들이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이 행복한 공간은 미래 사회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청소년재단은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건강한 청소년기를 경험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겪을 수 있도록 놀이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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